화석 연료를 사용한 지구 온난화가 이슈가 되다 보니 ‘탄소 배출권’과 같은 환경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가 단지 캠페인을 넘어서 이제는 무역 장벽으로까지 작용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오늘은 항공관련 EU의 규제인 SAF 사용 의무화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EU가 SAF 사용을 의무화 하다
EU는 항공 분야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 사용을 의무화하는 ‘ReFuelEU 항공’ 규정을 도입했습니다. 이 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년도별 SAF 의무 사용 비율
- 2025년: 최소 2%
- 2030년: 6%
- 2035년: 20%
- 2040년: 34%
- 2045년: 42%
- 2050년: 70%
EU 27개국 전역의 공항에서는 항공기 급유 시 위의 비율에 따라 기존 항공유에 SAF를 혼합해야 합니다.
합성연료 의무 비율
SAF 중에서도 가장 저탄소로 평가받는 합성연료에 대해 별도의 의무 비율을 정했습니다.
- 2030년: SAF의 1.2%
- 2050년: SAF의 35%
이 비율은 단계적으로 증사할 예정입니다.
2. 탱커링 금지
새 규정은 ‘탱커링’이라 불리는 과잉 급유 관행을 금지합니다. 이는 유가가 높은 공항에서의 재급유를 피하기 위해 왕복에 필요한 연료를 미리 주입하는 관행으로, 기체 무게 증가로 인한 추가 탄소 배출의 원인이 되어왔습니다.
3. 기대 효과
EU 집행위원회는 이 조치로 2050년까지 항공 분야의 탄소 배출량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을 때에 비해 3분의 2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4. 과제와 전망
- SAF 생산량 부족: 현재 SAF 생산량은 매우 적어, 2022년 기준 전체 항공유 사용량의 0.05%에 불과합니다.
- 높은 가격: SAF는 기존 화석연료보다 가격이 비싸, 항공사들의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산업 발전 기대: EU의 거대 시장을 겨냥한 각국의 SAF 투자와 개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경쟁 왜곡 우려: 이 정책이 EU 외 지역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항공기에는 적용되지 않아 항공 업계의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EU의 ‘핏 포 55‘ 탄소감축 입법 패키지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항공 업계의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EU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며, 이는 글로벌 항공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항공사에 미칠 영향도
SAF 의무화로 인해 아무래도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연료 비용 증가: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2 ~ 5배 비싸기 때문에, 항공사들의 연료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 수익성 악화: 연료 비용은 항공사 매출 원가의 30%를 차지하므로, SAF 의무화로 인한 비용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항공권 가격 상승 가능성: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유럽의 루프트한자는 SAF 도입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이유로 항공권 가격을 최대 10만 원 인상했습니다.
- 경쟁력 약화: 특히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 노선 전략 재고: SAF 의무화로 인한 비용 증가로 신규 노선 계획에 대한 재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지원 정책과 항공사들의 대응 전략에 따라 영향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료 효율성이 높은 항공기 구매를 통해 비용을 낮추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국내 SAF 관련 기업 현황
이번에는 국내 기업 중 SAF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SK에너지
- 국내 최초로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의 SAF 전용 생산라인 구출
- 2024년 10월부터 SAF 상업 생산 시작
- 원료 수급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완전한 SAF 밸류체인 구축
-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
HD현대오일뱅크
- 일본 무역업체 마루베니와 계약을 맺고 ANA항공에 SAF 공급
- 국내 최초로 SAF 수출에 성공
-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 등으로 시장 확대 전략
GS칼텍스
- 핀란드 네스테의 SAF를 공급받아 일반 항공유와 혼합 제조
- 일본 이토추를 통해 나리타 공항에 5,000kL의 CORSIA SAF 공급
- 국제 항공 분야의 탄소 감소 인증인 CORSIA 획득
에쓰오일
- 2024년 초 바이오 원료를 정유 공정에 투입하여 CORSIA 획득
-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에 SAF 공급 시작
이들 기업은 SAF 생산 및 공급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 정책과 함께 글로벌 SAF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맺음말
친환경 에너지 분야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므로, 우리나라가 기술 개발 및 정부 차원의 지원을 힘 입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 규제에도 적절히 대비하여,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를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