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란 무엇인가? – 조선 말기의 전문 이야기꾼

시대가 변하면 나타났다 사라지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과거 타자기가 한창 보급이 되어있을 당시는 타자수가 매우 각광 받는 직업이었지만,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으로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어 사라진 직업입니다. 옛날 조선 시대 말기에는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해 주는 ‘전기수’라는 직업이 있었다고 하네요. 같이 알아봅시다.

전기수-조선말기-이야기꾼

전기수란?

전기수는 조선 후기에 등장한 독특한 직업으로, ‘기이한 이야기를 전해 주는 노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거리에서 사람들을 모아 놓고 소설을 읽어주는 전문적인 낭독가였습니다.

전기수는 다음과 같은 역할과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소설 낭독: 주로 한글로 된 소설을 읽어주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숙향전’, ‘소대성전’, ‘심청전’, ‘설인귀전’ 등을 낭독했습니다.
  • 낭독 방식: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문장에 가락을 붙여 유창하게 낭독했으며, 내용에 따라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섞어 실감나게 표현했습니다.
  • 활동 장소: 주로 동대문에서 보신각에 이르는 종로 일대를 누비며 활동했습니다.
  • 정기적인 순회: 월 초부터 정해진 장소를 순회하며 낭독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1일은 첫째 다리 밑, 2일은 둘째 다리 밑 등으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장소를 옮겼습니다.
  • 수입 방식: ‘요전법’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이야기의 긴요한 대목에서 읽기를 멈추면, 청중들이 다음 내용을 듣고 싶어 돈을 던졌습니다.

전기수의 사회적 역할

전기수는 단순한 오락 제공자 이상의 역할을 했습니다.

  • 문맹자를 위한 지식 전달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문화 전파자: 소설의 대중화와 문화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습니다.
  • 소설 발달 촉진: 소설의 상업화 가능성을 열고, 향유층을 확대시켜 소설 발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유명한 전기수에는 이자상, 이업복, 김중진과 같은 인물이 있습니다.

전기수의 쇠퇴

전기수라는 직업은 근대화와 함께 점차 사라졌지만, 그 정신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계천을 따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현대판 전기수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충청남도 무형 문화재인 강독사 정규헌 선생이 이 시대의 마지막 전기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맺음말

전기수는 조선 시대 대중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중요한 직업이었습니다.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면, 전기수는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구전 문화의 전승자로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컴퓨터가 전기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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