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면적에 누가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는가는 반도체 제조 기술에서 가장 근본적인 경쟁력입니다. 나노 수준을 넘어 이제는 옹스트롬(Å, 나노보다 10배 미세한 단위)이 언급되는 단계에 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선폭이 미세해지면서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양자 단위에서 일어난다고 하네요. 이를 ‘양자효과’라고 한다는데 자세히 알아봅시다.
양자효과란?
양자효과란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노미터 수준으로 선폭이 얇아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반도체 소자는 전기적인 성질을 가지며, 그 동작은 전자의 흐름에 의해 결정되는데, 소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전자나 홀의 움직임이 고전적인 물리법칙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양자적 특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양자효과가 반도체 소자에 발생한다고 해서 항상 안 좋은 것 만은 아니지만, 미세 공정에서 양자효과가 나타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양자효과는 고전적인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자의 동작을 예측하거나 제어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발생할 수 있는 양자효과 알아보기
현재 알려져 있는 양자효과와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ing)
양자 터널링은 전자가 물리적으로 넘을 수 없는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반도체 소자에서, 예를 들어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산화물이 층이 너무 얇아지면, 전자가 그 얇은 층을 뚫고 나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소자의 전류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으며, 제어가 불가능해지거나 전력 소모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고전적으로 트랜지스터는 스위치로서 ON과 OFF 상태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지만, 양자 터널링이 발생하면전류가 흐르는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상태 구분이 불명확해 진다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2. 에너지 밴드 구조 변화(Band Gap Modification)
반도체에서 전자는 에너지 밴드 내에서 이동하는데, 이 밴드의 특성은 소자의 크기와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자가 매우 작은 크기가 되면, 전자들이 이산적인 에너지 준위만을 가질 수 있고, 밴드 갭(전자가 전도대로 이동할 수 있는 최소 에너지 차)이 변형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원래 설계한 전기적 특성, 예를 들어 트랜지스터의 ON/OFF 상태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거나, 예기치 않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소자에서는 밴드 갭이 너무 커지거나 작아져서, 원하는 전도성이나 차단성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전자와 홀의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
반도체 소자 내에서 전자는 단순히 입자로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파동 성질도 나타냅니다. 전자의 파동성은 간섭 현상이나 회절 현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전자의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전자의 흐름을 정확하게 제어하기 어려워져서, 반도체 소자가 설계대로 동작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작은 크기의 트랜지스터에서 전자들이 파동처럼 행동하면, 전자가 트랜지스터의 도전 영역을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경로로 흘러가거나 흐름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4. 양자 크기 효과(Quantum Size Effect)
소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전자는 고전적인 입자가 아니라 양자적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전자의 에너지 상태가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이산적인 상태가 되며, 전류의 흐름이나 전압과 같은 물리적 특성이 불연속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소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이런 양자 크기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동작을 보일 수 있어 소자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트랜지스터 나노미터 크기로 축소되면,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예전과 달라져서, 예기치 않은 전기적 특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맺음말
반도체 소자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양자효과가 중요해지는데, 이는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이 예측 불가능하거나 불안정해지게 만듭니다. 고전적인 물리학이 아닌 양자역학적 성질이 지배하게 되어, 반도체 소자가 원래 설계대로 동작하지 않거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양자효과는 소자의 성능 저하나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로 여겨집니다.
반도체 제조사는 이런 양자효과를 얼마나 잘 제어하고, 미세하지만 예측가능한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는가로 기술력이 판가름 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더욱 미세해질 공정에서 누가 더 수율이 높고 효율성이 좋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합시다.